입시 관두는 게 맞을까요 음악으로 예고 준비하는 학생인데요 음악쪽으로 진로 정해서 해보자 하며 전공을
음악으로 예고 준비하는 학생인데요 음악쪽으로 진로 정해서 해보자 하며 전공을 시작한 건데 사실 저는 학기 중엔 연습실에 있는 시간이 3-4시간 밖에 안 돼요.. ㅋㅋ 그래서 곡 하나 완성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아직 스케일 같은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안 돼서 레슨 때 많이 혼나고요 그리고 그 3-4시간 마저도 제대로 연습하는 시간이 거의 없고 콩쿨에 나간다 하면 학원이나 연습실에 10시간가량 있긴 하지만 학원에 있는 게 아니면 제대로 연습 안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콩쿨만 나갔다 하면 82-3 86-7 이딴 점수밖에 못 받아오고 거의 부문에서 중등부 최저 점수나 받으면서 밑바닥 깔아줘요.. 뭐 보통 동네콩쿨 같은 게 아니라 메이저콩쿨 같은 데 나가서 받은 점수긴 한데 첫 콩쿨 때는 전공 한 지 세달 정도 돼서 나갔던 거니 뭐 밑바닥 까는 점수 그러려니 하겠어요 근데 이제 1년? 정도 된 건데 저딴 점수나 받아오는 건 문제가 잇잖아요? 사실 하기 싫으면서도 이러고 있는 건 아니에요 음악 하고싶고 예고를 가고싶고 콩쿨 열심히 준비해서 높은점수 받고 싶어요 당연한 소리겠지만 ㅋㅋㅋㅋ 근데 이러면서도 연습실만 들어가면 연습 하기 싫어서 나도 모르게 폰 쥐고 있고 딴짓하는 내가 너무 꼴보기 싫어요.. 노력도 안하면서 좋은 결과만을 바라고 있는 셈이잖아요 뭐 예고 갈만큼의 실기실력이나 성적을 가진것도 아니고.. 내년이면 입시곡 준비할텐데 솔직히 말해서 합격이고 뭐고 내가 곡을 완성이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콩쿨 며칠 남겨뒀을 땐 그래도 연습 그나마 제대로 했던 거 같은데, 테크닉 안되는 거 몇시간 붙잡아도 안되면 내 한계가 느껴지니까 스트레스 받고 그런다고 또 내 진로 응원한다고 레슨비에 돈 쏟아붓는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하네요.. 고치고 싶고 내 노력으로 잘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되네요 계속 방에 처박혀서 즙만 짜고잇는데 ㅋㅋㅋㅋ 그냥 계속 몇날 며칠이건 울다가 그대로 죽어버리고싶어요 제가 계속 피아노를 하는 게 맞는 걸까 싶네요 근데 그런다고 또 다른길로 간다고 해서 뭐가 잘 될 거 같지도 않고, 다른 길 해봣자 또 같은 꼴 날 거 같아요 내 수준이 이런데 뭘 하겟어요 ㅋㅋㅋㅋㅋㅋㅠ 내가너무미워요
지금 마음에 있는 감정들이 너무 진하고 정직하게 느껴져서 그 자체로 이미 네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어떤 위로나 조언보다도 그 감정 하나하나가 진짜 중요한 메시지야 일단 이걸 말로 꺼내서 글로 정리한 것만으로도 너는 이미 자기 안을 돌아보고 뭔가 바꿔보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는 거고 그건 절대 무의미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너가 느끼는 연습실에서의 무기력함이나 ‘나 자신이 미운 감정’은 너만의 문제가 아니야 정말 많은 예고 준비생들이나 예대생들조차도 똑같이 겪는 흔한 과정이야 실력 부족보다 더 힘든 건 ‘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데 왜 몸이 안 움직이냐’는 자책인데 이건 네 안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네 방식이 지금 너에게 안 맞는 걸 수도 있고 진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나 리듬이 아직 안 잡혀서일 수도 있어 만약 네가 음악에 대한 열정은 확실히 있다고 느끼고 있으면 입시를 완전히 그만두는 결정은 잠시 멈추고 지금 이 무기력함과 좌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게 더 좋아 보이고 솔직히 말해서 곡이 완성 안 되는 건 너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전공생이 겪는 고통이야 테크닉도 당연히 처음엔 안 되는 게 맞고 그걸 붙잡고 얼마나 반복하느냐가 중요한데 그걸 지금 하고 있는 중이잖아 점수로만 자기를 평가하지 말고 이 시점에선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내가 진짜 원하고 있는 건 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시 점검해봐야 해 다른 길도 잘 안 될 것 같다고 했지만 그건 네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어떤 길을 가도 스스로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일 수도 있어 너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도 잘하고 있어 지금 중요한 건 실기 실력이 아니라 너 자신을 더 이상 깎아내리지 않고 살아남는 거야 너무 벼랑 끝에 몰리지 말고 혼자서 감당 안 될 정도로 힘들면 꼭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전문 상담기관에도 한 번 털어놓는 게 좋아 마음 건강부터 챙기고 나면 다시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어 지금 포기할지 말지를 결정하기엔 너 자신을 너무 미워하고 있는 상태라 판단이 흐려질 수 있어 우선 쉬고 숨 좀 돌리자 그리고 네가 너를 너무 밉다고 느끼지 않도록 그 마음부터 다독이는 게 먼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