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손상 통증 평생 갈거라는데... 아버지께서 뒤로 넘어지시고 목뼈 골절과 신경 손상을 당하셨습니다. 다행히 마비같은건
아버지께서 뒤로 넘어지시고 목뼈 골절과 신경 손상을 당하셨습니다. 다행히 마비같은건 오지않았는데방사통같이 양 팔쪽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을 계속 겪고 있습니다.서울 큰 병원에 가보니신경 손상으로 계속 통증을 안고 가야한다네요...수술을 한다고 크게 완화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도 권하지 않는다하구요.그냥 계속 진통제로 통증 조절하고운동치료로 통증에 적응하거나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것 밖에 없다하고요.정말 회복이 안되고 계속 통증을 안고 살아야하는걸까요...
안녕하세요. 대한의사협회·네이버 지식iN 상담의사 최율 입니다.
아버지께서 낙상으로 인해 경추(목뼈) 골절과 함께 신경 손상을 입으셨고, 현재 양쪽 팔로 뻗는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는 말씀 잘 읽었습니다. 마비는 다행히 오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이 계속되는 신경통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더라도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는 권유하지 않고,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로 통증에 적응해가는 방법만을 제안한 상황이군요. 가족으로서 그 답답함과 불안감이 얼마나 클지 충분히 공감됩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병원에서 ‘통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설명을 들으셨더라도, 그것이 곧 평생 지금의 고통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와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은 급성 외상이 회복된 뒤에도 신경 자체가 과민해지거나, 통증 신호가 뇌에서 과도하게 증폭되는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신경병증성 통증’ 혹은 경우에 따라 ‘중추성 통증’이라 부르며, 통증 자체가 하나의 질환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신경통은 흔히 진통제나 소염제만으로는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병원에서 신경병증성 통증에 특화된 약물 치료제등도 처방했을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 같은 항경련제 계열 약물, 혹은 둘록세틴이나 아미트립틸린 같은 항우울제 계열 약물이 사용됩니다. 이런 약물은 통증 자체를 줄인다기보다, 신경의 과흥분 상태를 낮춰 지속적인 통증 자극을 조절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처럼 지속되는 통증에 대해서는 신경 차단술이나 척수신경자극술(Spinal cord stimulation) 같은 비수술적 중재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경막외 주사나 경추 신경근 블록은 시술 위험도가 낮으면서도, 반복 시행 시 일정 부분 통증 완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일부 대학병원이나 또는 신경외과 통증클리닉 등에서 이러한 시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술 없이 통증 조절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운동치료 역시 단순히 팔을 움직이는 재활이 아닌, 자세 안정, 호흡 교정, 신경 민감도를 낮추는 방향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뇌와 척수에서 과민해진 통증 회로를 점차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협응과 중추신경계의 조절을 목표로 하는 훈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뉴로피드백이나 기능적 전기자극 치료,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한 중추 통증 조절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아버지의 상태가 ‘지금의 통증을 그대로 안고 살아야만 하는’ 고정된 결론은 아닙니다. 수술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으나, 비수술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다학제적 치료 접근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해나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신경통은 수개월에서 1~2년 사이에 점차 완화되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통증 자체를 병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 방향을 다시 세워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버님의 빠른 회복과 가족분들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